게임리뷰/PC & PS 콘솔게임

시뮬레이션과 RTS의 딜레마, 이제 이 시리즈는 그만 I 던전스3 게임리뷰 (Dungeons 3)

배지운 2020. 10. 25.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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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배지운의 게임인사이드입니다.

 

오늘도 조금은 철 지난 게임 하나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나름 고인물 팬들이 꽤 있는 그래도 유서 깊은 시리즈물입니다. 총 3편까지 나와있고 심지어 이 게임을 따라한 아류작도 있을 정도로 나름 인기있는 역사(?)있는 작품이죠. 명작에 오를 레벨은 아니지만 그 어디 언저리에서 취향차이를 차치하고 찾아보면 그럭저럭할만한 게임군에 리스트업 되어있는 녀석이기도 한 친구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시리즈는 여기서 종결되는게 맞지 싶네요. 마왕의 찰진 던전운영기 - 시뮬레이션과 RTS의 애매한 중간, 아쉬운 게임성에 칠해진 과한 양념이 기억에 남는 던전스3입니다.


이젠 너무 우려 사골이 되어버린 시리즈

이 게임을 우선 간단히 요약해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아마 1~3를 저처럼 모두 '쭉' 즐겨우신 분들이라면 어느정도 동감하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1. 장르가 모호하다. 그래서 디테일 떨어진다.
2. 재미가 없는 건 아닌데 갈수록 시간이 아깝다.
3. 게임하는게 상당히 피곤하다.
4. 굳이 하라면 할 수는 있지만 손 가는 작품은 아니다.
5. 던전스 4는 나오지 않길 바라며 나와도 안한다.


뻔한 선과 악의 구조, 대체 언제까지 권악징선 우려 드실겁니까?

스토리야 간단합니다. 억지로 '선'의 편에 있던 다크엘프 탈리아가 본성에 이끌려 타락해 자신의 수양아버지 타노스와 그 주변 영웅과 인간대륙을 정복한다는 이야기인데 이 부분이야 너무 뻔하니 평가할 부분도 없습니다. 던전스 1과 2에선 절대악 '그 자체'로 주인공이었다면 이번엔 그 휘하의 탈리아로 플레이한다는 차이가 있으나 큰 틀의 시스템은 달라진게 죠. 즉 던전스3의 평가는 디테일 싸움이라는 소리입니다. 그런데 그 디테일이 달라진게 크게 없으니 우려먹기라고 평가해줄 것 밖에 없는게 안타깝습니다. 너무 우려먹은 마왕의 던전운영컨셉은 질리고 한결 같은 시스템과 유닛들도 물린지 오래입니다. 차라리 '절대악'을 주인공 탈리아처럼 직접 컨트롤한 유닛으로라도 등장시켜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과하고 오글거리는 나레이션 어중간한 코믹을 추구하는 게임 분위기

중간 중간 듣다보면 아무 의미없이 오글거리만 하는 멘트들이 넘쳐납니다. B급 게임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아쉬운 드립과 애니메이션들이죠. 사실 여러 게임을 풍자하고 비꼬는 던전스의 나레이션은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정도로 매력있는 포인트이고 실제로 던전스1과 2에선 많은 칭찬을 받았던 부분입니다.

 

하지만 갈수록 근본 없어지고 아무말 대잔치에다가 지루한 게임 때문에 가뜩이나 시간이 아까운 와중에, 쓸데없는 말로 스킵 불가능한 장면을 지켜보고만 있어야할 때는 이제 던전스 시리즈는 끝이구나를 느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적당한 선과 분량을 지키지 않은 채 남발되는 서양식 드립은 이제는 재미도 감동도 없었습니다. 서양식 드립으로 감동 받기에는 너무 사골국처럼 우려져버린 던전스3입니다. 사골국 얘기하니까 갑자기 합천돼지국밥이 땡기네요. (아무말)


가장 아쉬운 건 '선' 진영도 그대로
그래픽 쪼가리에 지나지 않는 적 유닛들

'착한 진영'하면 어떻게 항상 마법사,전사,드워프 밖에 없을까요.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기획에 노력과 고민이 전혀 없었다는 반증입니다. 시리즈가 거듭되면 그래도 적도 그 구성이 달라지고 좀 색다른 부분이 생겨야되는데 그냥 똑같습니다. 어떻게 판타지 세계관에서 '선의 진영'이라고하면 드워프, 인간전사, 마법사, 엘프도적 이런 거 밖에 없을까요.

구성이 지루하다면 패턴이라도 다양하든지 해야하는데 적들 패턴이라곤 가만히 서서 플레이어의 지상 공격을 기다리거나 지하에선 던전핵으로 직진해 부시는 것 밖에 목적이 없는 그냥 그래픽 쪼가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 게임에서 전투는 시간도 아깝고 재미는 더 없는 부분이 되어버렸습니다.


3가지 진영으로 특색은 시도하지만
무너진 밸런스는 다양함을 죽인다.

처음엔 별로 할게 없고 뽑을 유닛이 없는 조잡한 진영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당연히 강해집니다. 던전스3에서 운용할 수 있는 유닛 진영 종류엔 호드,언데드,데몬 이렇게 3가지로 나뉩니다. 근데 게임을 해본 플레이어라면 알겠지만 굳이 진영을 섞어서 조화롭고 지혜롭게 게임을 풀어나갈 필요가 없습니다. 치유가 가능한 힐링유닛인 나가와 가장 기본적인 오크만 있어도 기본적인 마법 스킬로 지원만 해주면 아무런 조합 없이 엔딩까지 보는 것이 가능합니다...

 

호드, 언데드, 악마 3가지 진영이지만 쓸 진영은 정해져있다는 얘기죠. 스토리 미션을 클리어하기 위해서라도 억지로 다른 진영 건물을 건설하고 유닛을 만들어야하긴 하지만 사실 효율적으로는 전혀 그럴 필요가 없는 구조입니다. 이는 곧 메인퀘가 끝나면 스커미쉬 게임 같은 독립게임에선 밸런스가 심각할 정도로 붕괴되었다는 의미겠죠. 호드만 써도 게임 엔딩이 가능하다니, 이건 그토록 풍자하던 워크래프트를 정말로 따라한건가? 호드와 얼라의 전쟁? 이런 생각입니다.

적 유닛들의 허접한 공격과 행동패턴이 어우러져 게임을 졸작으로 단순화시켜버리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였습니다.


이것저것 둘러볼 부분 많은 아기자기함
차라리 시뮬레이션에 중점을 뒀다면

느껴지는 수많은 아쉬움과 부족한 부분들에도 불구하고 아직 던전스만의 고유한 재미와 즐거움은 여전히 남아있긴합니다. 이거라도 없었으면 애초에 던전스3를 돈 주고 구매하지도 않았겠죠. (2만원 주고 샀는데.. 너무 아깝...)

그래도 게임을 하다보면 늘 그래왔듯이 던전을 분주히 왔다갔다하는 미니언을 보는 재미도 있고 각 진영별로 고유한 이펙트로 꾸며지는 공간 디자인과 각 유닛별로 본인의 미션을 수행하거나 플레이어가 건설해놓은 시설을 이용하는 장면들은 만족스러웠습니다. 마치 제대로 된 던전 시뮬레이션처럼 빠져들게 하는 아기자기함은 여전합니다.


던전핵 빼고는 거의 '무'의 상태에 가까운 초창기 던전을 내 식대로 꾸려나가는 재미가 상당합니다. 이 고유의 특징과 매력 때문에 시리즈가 3편까지 오게 될 수 있었겠죠. 그래서 더 아쉽습니다. 차라리 애매한 서양식 치즈 드립과 허접한 컷신 그리고 전투신을 빼고 시뮬레이션과 육성 장르에 확 집중해서 빚었다면 더 좋은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크네요.

호드 훈련장을 이용하는 호드 유닛들의 모습 연출 그리고 각 유닛에 대한 설명과 히스토리도 상당히 공 들여놓았습니다.
열심히 맥주를 빚고있는 귀여운 미니언 친구들을 보기 위해서라도 각 시설별로 건설하는 재미는 충분하죠. 유닛들의 레벨을 올리기 위해 맥주장을 만들어놓으면 열심히 미니언이 맥주를 만들고 유닛들이 거나하게 마실 때 느껴지는 소소한 뿌듯함이라던지, 내가 만들어놓은 숙소에서 치료를 하는 모습, 훈련장에서 귀엽게 인형을 타격하는 모습이라던지 - 이런 아기자기함과 건설 및 육성의 묘미야말로 오히려 던전+사악한 진영이라는 독특한 컨셉과 맞물릴 때 더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었던 부분이었네요. 좋았던 점도 분명 있긴 있었던 시리즈의 마지막이었습니다.


플레이어는 할 게 없는 어택땅 전투
컨트롤도 스킬사용 필요없는 무의미한 전투

퀘스트조차 지루하게 만들어버리는 뻔한 전투 패턴.. 너무 아쉬운 점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원탑은 전투입니다.

왜 전투에 대해 평가를 하는가? 만약 던전스가 시저3나 심시티처럼 제대로 된 시뮬레이션으로 평가 받을 수 있을 정도로 건설컨텐츠가 더욱 풍부했다면 사실 지상 전투는 평가받을 요소가 아니라 단순 첨가 부분이었겠죠. 전투가 주가 되는 게임이 아닌 셈이니까요. 그러나 스토리를 이끌어나가는 건 결국 전투이고 그렇게 메인스토리가 흘러가도록 유도 해놓았기 때문에 이 게임이에서 전투는 평가를 건너 뛸 수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평해보자면 단순히 캐릭터를 적 근처로 이동시켜 전투를 지켜보는 것 외엔 할게 없는 무의미하고 허접한 전투 패턴은 정말 삼류게임을 보는 것처럼 고약하게 재미가 없었습니다. 지상에서 보내는 시간은 그냥 어택 땅 찍어놓고 차라리 지하 육성에 더 많은 시간을 투여할 정도로 참 시간 아까운 부분이었네요. 이런 식으로 전투를 꾸밀 거였다면 차라리 없애는게 맞지 않았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심지어 그 전투조차 머리를 굴릴 필요가 없는게, 마법 중 포탈 스킬을 배우면 바로 던전핵으로 순간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던전 내 함정설치의 필요성 조차 없어졌습니다. 어이 없었네요.


던전스가 가지는 고유 매력은 여전하나
이젠 정말 그 시리즈가 끝나야 할 순간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던전을 구축해가는 재미는 분명 있었습니다. 때문에 차라리 완전한 시뮬레이션 또는 기지 육성류 게임으로 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생겼었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 던전스가 3편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는 그 자체로 가지고 있는 고유의 아기자기함과 특색있는 지하캐릭터 그리고 던전건설의 묘미와 적절히 섞인 디펜스요소가 매력적인 게임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발전 없는 3편은 실망하게 하기 충분했고, 4편이 나오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며 나온다고 해도 플레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결심하게 만들기엔 충분했내요.


​한 미션을 깨는데도 꽤나 많은 시간이 걸려 엔딩까지 보는 것도 참 고역스러운 인내였습니다. 그동안의 정으로 꾸역꾸역 엔딩을 본 제가 대견하네요. 굳이 후속작을 뽑아내야겠다면 - 허접한 전투 패턴을 모두 제거하고 정말 던전 육성과 시뮬레이션에서만 특화된 판타지+던전컨셉의 제대로 된 심시티 물을 만나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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